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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이 차가워지면 따뜻한 차나 간식들이 생각이 나고...
    거실에서 담요를 덮고 뒹굴뒹굴거리며 달콤한 주전부리들을 먹으며 책보는 행복!
    겨울에만 느낄수 있는 나만의 작은 행복이다.
    겨울로 치닫는중인지 이미 겨울인건지 헷갈리는 12월 초.
    이때 읽으면 더 따뜻한 책. 시를 잊은 그대에게를 소개한다.


    시를 잊은 그대에게는 이런 책입니다.


    시를 잊고 사는 이 세상 모든 이에게.

    교사는 마치 제사장처럼 경전을 대하듯이 주석을 덧붙이며 시를 읽고, 학생들은 그 주석을 열심히 받아 적고 암송하며 시의 낭만과 아름다음과 진실들에서 점점 멀어져 간다. 저자 정재찬 교수는 이러한 문학 교실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교양 강좌 ‘문화혼융의 시 읽기’를 개설했다.
    정재찬 교수가 개설한 강좌에는 공대, 의대, 법대 등, 시와는 거리를 두고 지내온 학생들이 대부분이다.『시를 잊은 그대에게』는 이공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시 읽기 강좌, 정재찬 교수의 ‘문화 혼융의 시 읽기’강의의 내용을 바탕으로 집필한 시에세이다. 저자는 각종 스펙 쌓기와 취업에 몰두하느라 마음마저 가난해져 버린 학생들에게 이 책을 통해 시를 읽는 즐거움을 오롯이 돌려주고자 했다.
    친숙한 46편의 시를 담고 있는 이 책은 평론의 언어를 그대로 답습하여 문학으로부터 독자를 소외시키고 마는 현 문학교육의 엄숙주의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마치 축제를 즐기듯 문학을 향유하는 방법을 일러주며 문학작품을 많이 아는 것보다, 진실로 좋아하는 시 한 작품이 있어야 스스로 작품을 찾아 읽고 즐길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제공 인터넷 교보문고



    저자 정채찬 교수님은....


    저자 정재찬은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및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와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한양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문학교육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현대시의 이념과 논리》, 《문학교육의 사회학을 위하여》, 《문학교육의 현상과 인식》, 《문학교육개론 1》(공저), 《문학교육원론》(공저) 등이 있다. 중·고등학교 교과서를 수차례 집필하고 미래의 국어교사들을 가르쳐온 그의 수업 방식은 특별하다. 흘러간 유행가와 가곡, 오래된 그림과 사진, 추억의 영화나 광고 등을 넘나들며 마치 한 편의 토크콘서트를 보는 것 같다. 그는 시를 사랑하는 법보다 한 가지 답을 말하는 법을 먼저 배워온 학생들에게 시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돌려주고 싶었다. 매 강의마다 한양대학교 학생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최우수 교양 과목으로 선정된 ‘문화혼융의 시 읽기’ 강의는 그렇게 탄생했다. 그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키팅 교수의 말을 빌려 이렇게 말한다. “의술, 법률, 사업, 기술이 모두 고귀한 일이고 생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이지만, 시, 아름다움, 낭만, 사랑, 이런 것들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이란다.” 오늘도 그는 키팅 교수가 되기를 꿈꾸며 시를 읽는다. 제공 인터넷 교보문고


    인상깊은 글과 시.


    제법 잘 살아왔다고 여겼던 오만도,
    남들처럼 그저 그렇게 살아왔다는 겸손도
    문득 힘없이 무너져 내리고 마는 그런 날이 오게 마련입니다.
    채울 틈 조차 없이 살았던 내 삶의 헛헛함 빈틈들이
    마냥 단단한 줄 알았던 내 삶의 성벽들을 간단히 무너트리는 그런 날,
    그때가 되면 누구나 허우룩하게 묻곤 합니다.
    사는게 뭐 이러냐고.

    그래요, 잊어서는 안되는 거였습니다.

    잊을 수 없는 것은 어차피 잊히지가 않는법,
    잊은 줄 알았다가도 잊혔다 믿었다가도,
    그렁그렁 고여 온 그리움들이 여민 가슴 틈새로 툭 터져 나오고,
    그러면 그제야 비로소 인정하게 됩니다.
    시와 아름다움과 낭만과 사랑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여야 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시가 필요한 이유겠죠?
    멀리서 보면 다들 잘 살아 보이고 아무 일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인생에 사연 한 줄, 굴곡 한번 없는 인생이 어디있을까요?
    그 굴곡진 인생을 토닥거려줄 시 한편이 우리 인생을 위로해줍니다.




    갈대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사랑하는 별 하나

                                                이성선

    나도 별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외로워 쳐다보면
    눈 마주쳐 마음 비쳐주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나도 꽃이 될 수 있을까.
    세상일이 괴로워 쓸쓸히 밖으로 나서는 날에
    가슴에 화안히 안기어
    눈물짓듯 웃어주는
    하얀 들꽃이 될 수 있을까.

    가슴에 사랑하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
    외로울 때 부르면 다가오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

    마음 어두운 밤 깊을수록
    우러러 쳐다보면
    반짝이는 그 맑은 눈빛으로 나를 씻어
    길을 비추어주는
    그런 사람 하나 갖고 싶다.




    다시
          
                           박노해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 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사람 속에 들어 있다
    사람에서 시작된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동백은 떨어져 죽을 때 주접스런 꼴을 보이지 않는다. 절정에 도달한 그 꽃은, 마치 백제가 무너지듯이, 절정에서 문득 추락해버린다.

    매화는 질 때, 꽃송이가 떨어지지 않고 꽃잎 한 개 한 개가 낱낱이 바람에 날려 산화한다.

    산수유가 언제 지는 것인지는 눈치채기 어렵다.
    그 그림자 같은 꽃은 다른 모든 꽃들이 피어나기 전에, 노을이 스러지듯이 문득 종적을 감춘다.

    꽃이 질 때, 목련은 세상의 꽃 중에서 가장 남루하고 가장 참혹하다.
    목련꽃은 냉큼 죽지 않고 한꺼번에 통째로 뚝 떨어지지도 않는다.
    그 꽃은 죽음이 요구하는 모든 고통을 다 바치고 나서야 비로소 떨어진다.

    가벼운 꽃은 가볍게 죽고 무거운 꽃은 무겁게 죽는데, 목련이 지고 나면 봄은 다 간 것이다.

                                                                  김훈 (자전거 여행 1 중에서)




    목련 후기
                                               복효근

    목련꽃 지는 모습 지저분하다고 말하지 말라
    순백의 눈도 녹으면 질척거리는 것을
    지는 모습까지 아름답기를 바라는가
    그대를 향한 사랑의 끝이
    피는 꽃처럼 아름답기를 바라는가
    지는 동백처럼
    일순간에 져버리는 순교를 바라는가
    아무래도 그렇게는 돌아서지 못 하겠다
    구름에 달처럼은 가지 말라 청춘이여
    돌아보라 사람아
    없었으면 더욱 좋았을 기억의 비늘들이
    타다 남은 편지처럼 날린대서
    미친 사랑의 증거가 저리 남았대서
    두려운가
    사랑했으므로
    사랑해버렸으므로
    그대를 향해 뿜었던 분수 같은 열정이
    피딱지처럼 엉켜서
    상처로 기억되는 그런 사랑일지라도
    낫지 않고 싶어라
    이대로 한 열흘만이라도 더 앓고 싶어라




    나의 후기


    학창시절 문학이란 내용과 해석을 달달 외워야하는 것이었다. 획일적인 해석을 외웠어야만 점수를 잘 받을수 있었으니까... 소설과 시를 나의 생각 따윈 필요없이 암기과목으로 전락했던 우리의 교육 시스템이 수능이 끝나면 되면 외면받는 이유가 아닐까?
    뭐 여러 핑계가 있겠지만 나 또한 시를 잊고 지냈다. 폭풍처럼 몰아치는 청춘에 조용히 뭔가에 몰두하거나 감상에 젖을 시간이 없었다. 20대의 청춘이 저물고 30대가 되니 비로소 안정됨을 느끼고 이제서야 깊게 생각해볼 여유란 것이 조금은 생긴듯하다. 책을 꺼내 읽을 마음이 생긴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대학 강의에서 문학교수님이 시의 뒷 이야기와 배경들을 조곤조곤 이야기해주는 느낌을 받는다. 더 깊이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그것이 다른 책들을 더 찾아 보고 싶게하는 마음을 들게한다.
    책을 잊은 그대에게, 시를 잊은 그대에게 권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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